이노센트 보이스

2. 줄거리

1986년 엘살바도르, 11세 소년 차바는 살바도르 내전의 한복판에서 살고 있다. 그의 아버지는 차바가 5살 때 내전이 시작되자 미국으로 떠났고, 어머니는 바느질로, 차바는 가게에서 옷을 팔거나 버스 안내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돕는다. 가족이 사는 작은 마을 쿠스카탄싱고는 살바도르 정부군과 엘살바도르 게릴라 간의 치열한 교전 지역이다.

차바는 곧 12살이 되는데, 이는 정부군에 의해 강제로 징집될 나이를 의미한다. 그는 군인들이 학교 운동장에서 12살 소년들을 끌고 가는 것을 직접 목격하며, 심지어 장난치다 넘어진 10살 아이까지 징집되는 충격적인 장면을 본다. 도망치려던 아이는 폭력적으로 제압당하고, 이를 말리려던 선생님은 군인에게 총으로 위협당하기까지 한다.

어느 날, 게릴라에 가담한 삼촌 베토가 찾아온다. 베토는 군대의 징집을 피하게 하려고 차바를 데려가려 하지만, 어머니는 강하게 반대한다. 대신 베토는 차바에게 라디오를 주며 정부가 금지한 게릴라 방송 '벤세레모스'를 듣는 법을 알려준다. 마을은 분쟁의 경계선에 있어 총격전이 끊이지 않는다. 차바는 정부군 앞에서 금지된 노래를 일부러 틀지만, 마을 신부가 교회 확성기로 같은 노래를 틀어 군인들의 시선을 돌려 위기에서 벗어난다.

학교생활 중 차바는 같은 반 친구 크리스티나 마리아에게 호감을 느낀다. 그러나 게릴라가 학교를 공격하면서 학교는 문을 닫게 되고, 차바의 어머니는 더 안전한 곳으로 이사한다. 게릴라 대원 라톤은 다음 징집 날짜를 미리 알려주고, 차바와 친구들은 마을 아이들에게 경고하여 숨도록 돕는다. 차바는 크리스티나 마리아를 찾아가지만, 그녀의 집은 폭격으로 폐허가 된 뒤였다. 결국 차바와 친구들은 게릴라에 합류하기로 결심하지만, 그들이 도착한 게릴라 캠프는 곧 정부군의 공격을 받는다.

정부군에게 붙잡힌 차바와 친구들은 강가 처형장으로 끌려간다. 그곳에는 이미 다른 시체들이 널려 있었고, 마을에서 정신 장애를 가진 안차는 목이 매달린 채 발견된다. 군인들은 소년들을 차례로 총살하기 시작하고, 친구 두 명이 목숨을 잃는다. 차바의 차례가 되었을 때, 극적으로 게릴라가 나타나 공격을 시작하고 차바는 구출된다. 치열한 총격전 속에서 도망치던 차바는 정부군 병사를 죽이려 소총을 들지만, 그 병사가 학교에서 알던 어린 소년임을 알아보고 차마 쏘지 못한다. 그는 전쟁의 참혹함과 인간을 죽여야 하는 현실 앞에서 도망친다.

집으로 돌아온 차바는 불타버린 집터에서 어머니를 만난다. 어머니는 차바가 정부에 붙잡히는 것을 막기 위해 미국으로 보내기로 결심한다. 차바는 12살이 되기 전에 돌아와 동생을 구하겠다고 약속하며 떠난다. 6년 후인 1992년, 차바는 약속대로 동생을 미국으로 데려왔고, 엘살바도르 내전은 끝났음이 밝혀진다. 이처럼 1980년대 엘살바도르에서는 정부군과 반정부 조직 FMLN 간의 격렬한 내전 속에서, 12세가 되면 소년들을 강제 징집하는 비극적인 현실이 존재했다.